여름이 가까워지면 "다리에 실핏줄이 비쳐서요"라며 내원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허벅지나 종아리에 붉거나 푸른 가는 혈관이 거미줄처럼 퍼져 보이는 것 — 이것이 전부 하지정맥류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보이는 혈관에는 종류가 있고, 종류에 따라 의미와 치료가 다릅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는 혈관이 아니라 그 아래에 역류가 있는가입니다.
보이는 혈관의 세 종류
국제 표준인 CEAP 분류(2020 개정)는 겉으로 보이는 혈관을 굵기로 구분합니다.
- 거미양 정맥(telangiectasia) — 지름 1mm 미만의 붉은 실핏줄. 피부 표면 가까이에 퍼지며, CEAP C1에 해당합니다.
- 망상정맥(reticular vein) — 1~3mm의 푸른 혈관. 피부 아래에서 그물처럼 비칩니다. 역시 C1입니다.
- 하지정맥류(varicose vein) — 3mm 이상, 구불거리며 돌출되는 혈관. C2부터가 진짜 '정맥류'입니다.
C1은 인구의 절반 이상에서 관찰될 만큼 흔하고(Edinburgh Vein Study), 많은 경우 미용적 문제에 그칩니다. 그러나 "C1이니까 안심"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핏줄이 보내는 신호 — 숨은 역류
거미양·망상정맥이 다리 안쪽이나 오금 쪽에 몰려 있거나, 무거움·부종 같은 증상이 함께 있다면, 그 아래 더 굵은 혈관의 역류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이는 실핏줄만 지워도 원인 역류가 남아 있으면 곧 다시 생깁니다. 그래서 유럽혈관외과학회 가이드라인은 증상이 있거나 재발하는 C1 병변에서 초음파로 기저 역류를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ESVS 2022). 역류 판정은 표재정맥 0.5초라는 표준 기준(Labropoulos 2003)을 따릅니다.
실핏줄 치료의 순서는 "지우기 → 확인"이 아니라 "확인 → 원인 치료 → 지우기"입니다.
치료 선택지
- 경화요법(sclerotherapy) — 가는 혈관에 경화제를 주입해 혈관을 닫는 표준 치료입니다. 거미양·망상정맥에 널리 쓰입니다.
- 기저 역류 치료 병행 — 초음파에서 원인 역류가 확인되면 그 혈관을 먼저 치료해야 재발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경과 관찰 — 증상도 없고 기저 역류도 없는 소수의 실핏줄이라면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행복한흉부외과의원(강남 삼성동, 선릉역·삼성중앙역 도보권)은 실핏줄 상담에서도 초음파 확인을 먼저 합니다. 숨은 역류가 있으면 광역 포괄 치료로 원인부터 다루고, 없다면 보이는 혈관만 정리하면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다리 라인이 고민이신 분들을 위한 여성 레그라인 프로그램에서는 종아리 근육 교정(보톡스 등 비수술적 방법)도 함께 안내드립니다.
참고 문헌
- Lurie F, et al. The 2020 update of the CEAP classification system and reporting standards.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20. PMID 32113854
- Evans CJ, et al. Prevalence of varicose veins and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Edinburgh Vein Study. J Epidemiol Community Health. 1999. PMID 10396491
- De Maeseneer MG, et al. ESVS 2022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Eur J Vasc Endovasc Surg. 2022. PMID 35027279
- Labropoulos N, et al. Definition of venous reflux in lower-extremity veins. J Vasc Surg. 2003. PMID 14560232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단과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