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아픈데 하지정맥류일까요?"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정맥에서 오는 통증은 양상과 시간대에 특징이 있어, 다른 원인과 어느 정도 구분됩니다. 다만 통증의 정도가 혈관의 상태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셔야 합니다.
세 줄 요약 — ① 정맥성 통증은 묵직하고 저릿한 양상으로 오후·저녁에 심해지고, 다리를 올리거나 걸으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② 반대로 걸을 때 심해지고 쉬면 풀리는 통증은 동맥이나 척추 쪽 원인을 함께 봐야 합니다. ③ 겉으로 혈관이 보이지 않아도 깊은 곳의 역류로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초음파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맥성 통증의 특징 — 시간과 자세가 단서입니다
정맥에서 오는 다리 증상은 "찌르는 듯한 아픔"보다 묵직함·뻐근함·저릿함·화끈거림에 가깝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단서가 있습니다.
- 시간 —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에서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집니다. 하루 종일 중력을 받으며 정맥에 혈액이 고이기 때문입니다.
- 자세와 활동 — 다리를 올리면 편해지고, 걸으면 오히려 낫습니다. 종아리 근육이 펌프처럼 작동해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정맥성 통증을 다른 원인과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다리 증상과 정맥 질환의 관계를 인구 집단에서 살펴본 연구들도 증상의 양상이 특정 방향으로 치우친다는 점을 보고합니다(Bonn Vein Study).
무엇과 구분해야 하나
다리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고, 실제로 두 가지 이상이 겹쳐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 동맥성 — 걸으면 아프고 멈추면 풀립니다. 정맥성과 정반대의 패턴이라 구분의 핵심 단서가 됩니다. 발이 차갑거나 맥박이 약한 소견이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 척추·신경성 — 저림과 감각 이상이 앞서고, 특정 자세(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에서 달라집니다. 엉덩이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방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근육·건 — 특정 동작이나 압통점이 뚜렷합니다. 운동 직후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 관절 — 무릎이나 발목 등 관절 부위에 국한되고, 움직임의 시작 때 뻣뻣합니다.
- 야간 경련 — 밤에 종아리가 갑자기 뭉치는 증상은 정맥 문제와 연관될 수 있으나 다른 원인도 많습니다. 별도로 야간 다리 경련 글에서 다뤘습니다.
겉으로 안 보이는데 아픈 경우
진료에서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는 정도와 증상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피부 가까이 있는 혈관이 늘어나면 눈에 띄지만, 더 깊은 곳에서 역류가 일어나는 경우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증상만 뚜렷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관은 도드라져 보이는데 불편이 거의 없는 분도 있습니다.
정맥 역류의 정의와 판정 기준을 다룬 연구는 역류의 유무와 위치는 초음파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Labropoulos 2003).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며, 겉으로 안 보이는 형태는 숨은 하지정맥류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왜 저녁에 심해지나 — 기전
정맥 안에는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 주는 판막이 있습니다. 이 판막이 제 역할을 못 하면 혈액이 아래에 고이고, 정맥 내 압력이 올라갑니다. 이 상태를 정맥 고혈압이라고 부릅니다.
서 있는 시간이 길수록 이 압력이 누적되므로 하루의 끝에 증상이 가장 큽니다. 만성 정맥 질환의 기전을 정리한 종설도 이 압력 상승이 증상과 피부 변화로 이어지는 경로를 설명합니다(NEJM 2009).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에서 하지정맥류 관련 입원이 더 많았다는 장기 추적 연구도 이 구조를 뒷받침합니다(Occup Environ Med 2005).
통증만으로 치료를 결정하지 않는 이유
여기가 중요한 지점입니다. 증상이 심하다고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도, 증상이 없다고 그냥 두어도 되는 것도 아닙니다. 판단은 증상·진찰 소견·초음파 결과를 함께 놓고 이뤄집니다.
환자보고결과 측정도구를 정리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이 질환에서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기록하는 것이 평가의 한 축이라는 점을 다룹니다(Br J Surg 2017). 즉 증상은 무시할 대상이 아니라 다른 소견과 함께 읽어야 할 정보입니다.
치료 여부와 보험 적용의 판단 기준은 가이드라인과 보험 적용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금 해 볼 수 있는 것
- 다리 올리기 — 심장보다 높게, 하루 몇 차례. 증상이 정맥성인지 가늠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걷기 — 종아리 펌프를 작동시킵니다. 서 있기만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종아리 펌프 운동).
- 압박 — 압박스타킹은 증상 완화에 널리 쓰입니다. 압력 등급과 착용법은 별도 글에서 다뤘습니다.
- 오래 같은 자세 피하기 — 서 있든 앉아 있든 중간에 움직여 줍니다.
약물 중 정맥 활성 약제가 증상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도 있으나(Int Angiol 2018), 사용 여부와 기간은 진료에서 판단합니다.
이런 통증은 미루지 마십시오
- 한쪽 종아리만 갑자기 붓고 아프며 만지면 열감이 있을 때
-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증상이 함께 있을 때
- 피부가 붉게 번지고 열이 날 때
- 발목 안쪽 피부색이 짙어지거나 상처가 아물지 않을 때
- 걸을 때 아프고 쉬면 풀리는 패턴이 점점 짧은 거리에서 나타날 때
더행복한흉부외과의원은 강남 삼성동에 있으며, 다리 통증은 정맥성인지 아닌지를 먼저 가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초음파로 역류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한 뒤 방향을 정합니다. 증상과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참고 문헌
- De Maeseneer MG, et al. ESVS 2022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Eur J Vasc Endovasc Surg. 2022. PMID 35027279
- Wrona M, et al. Association of Venous Disorders with Leg Symptoms: Results from the Bonn Vein Study 1. Eur J Vasc Endovasc Surg. 2015. PMID 26141786
- Raju S, Neglen P.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and varicose veins. N Engl J Med. 2009. PMID 19474429
- Labropoulos N, et al. Definition of venous reflux in lower-extremity veins. J Vasc Surg. 2003. PMID 14560232
- Tuchsen F, et al. Prolonged standing at work and hospitalisation due to varicose veins: a 12 year prospective study of the Danish population. Occup Environ Med. 2005. PMID 16299093
- Systematic review of patient-reported outcome measures in patients with varicose veins. Br J Surg. 2017. PMID 28771700
- Efficacy of micronized purified flavonoid fraction on improving individual symptoms, signs and quality of life in patients with chronic venous disease. Int Angiol. 2018. PMID 29385792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단과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