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이 튀어나와야 하지정맥류"라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초음파로 역류가 확인되는 분들 중 상당수는 겉으로 보이는 혈관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여도 역류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모습만으로는 판단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 세계 혈관 전문의가 공통으로 쓰는 CEAP 분류를 기준으로, 내 다리가 지금 어느 단계인지 스스로 가늠해 보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CEAP 분류 — 내 다리는 어디쯤인가
2020년 개정된 국제 표준 CEAP 분류는 만성 정맥질환을 겉으로 보이는 소견(C)에 따라 일곱 단계로 나눕니다.
- C0 — 보이는 혈관은 없지만 증상(무거움·저림·부종감)이 있을 수 있는 단계
- C1 — 실핏줄(거미양 정맥)이나 1mm 안팎의 가는 망상정맥이 비치는 단계
- C2 — 3mm 이상 정맥이 구불거리며 돌출 — 흔히 말하는 하지정맥류
- C3 — 부종이 동반되는 단계. 양말 자국이 깊게 남고 오후에 심해집니다
- C4 — 피부 변화 시작: 발목 주위 색소침착·습진·피부 경화
- C5 — 아물어 있는 정맥성 궤양 흔적
- C6 — 아물지 않은 활동성 궤양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계는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C1처럼 보이던 다리에서 광범위한 역류가 발견되기도 하고, C2 없이 곧장 부종과 피부 변화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C 단계는 '겉보기 분류'일 뿐, 역류의 유무와 범위는 초음파로만 확인됩니다.
자가 체크 — 이 중 두 가지 이상이면 검사를 권합니다
- 오후만 되면 다리가 무겁고 붓는다 (아침에는 괜찮다)
- 새벽 종아리 경련이 월 2회 이상 반복된다
- 다리가 화끈거리고 가려우며, 긁어도 시원하지 않다
- 서 있으면 다리 안쪽·오금이 당기거나 쑤신다
- 발목 주변 피부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 가족(부모·형제) 중 하지정맥류 치료를 받은 사람이 있다
인구 조사에서 성인 상당수가 정맥류 또는 만성 정맥부전 소견을 갖고 있었던 만큼(Edinburgh Vein Study), "나는 아니겠지"라고 넘길 병은 아닙니다. 특히 판막 손상은 스스로 회복되지 않으므로(Raju, NEJM 2009), 증상이 계절이 바뀌어도 반복된다면 검사가 답입니다.
혈관이 보이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저녁의 다리가 아침과 다른가"입니다.
병원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나
자가진단은 어디까지나 "검사를 받을지" 정하는 도구입니다. 진단 자체는 서 있는 자세에서 시행하는 정밀 초음파로 역류의 위치·범위·시간을 재야 확정됩니다. 더행복한흉부외과의원(강남 삼성동, 선릉역·삼성중앙역 도보권)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큰 혈관과 작은 혈관을 모두 확인하고, 단계와 역류 지도에 따라 치료 필요 여부를 판단합니다. 검사 결과 치료가 필요 없는 단계라면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 그 판단까지가 진료입니다.
참고 문헌
- Lurie F, et al. The 2020 update of the CEAP classification system and reporting standards.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20. PMID 32113854
- Evans CJ, et al. Prevalence of varicose veins and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Edinburgh Vein Study. J Epidemiol Community Health. 1999. PMID 10396491
- Raju S, Neglén P. Clinical practice.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and varicose veins. N Engl J Med. 2009. PMID 19474429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단과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